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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ING TOURS . BLOG
하남수산 참돔유비끼 - feat. Gran Barquero Amontillado 25Y
admin 2024.07.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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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수산 참돔유비끼 -  feat. Gran Barquero Amontillado 25Y

최근 먹어 본 회 중 가장 맛있는 회!

나는 98년도 5월에 해군 399기로 전역을 하였다. 

살면서 내가 먹어 본 회 중 가장 맛있게 먹었던 회는 군대에 있을 때 상근 예비군들이 밤에 배를 타고 나가서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올려 준 회가 가장 맛있었는데 

그중 꽁치회가 어찌 그리 고숩고 맛나던지 26년이 지나도 그 맛을 잊지 못할 정도고 기억을 한다.

육지 태생이라 그런지 육고기를 좋아하지 해산물을 평소에 많이 즐기지 않는 편인데 광주에만 가면 꼭 가는 집이 있다. 

꽁치회 다음으로 맛있다고 느끼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남수산

장사? 잘 된다. 대한민국 모든 맛집이 그렇듯 여기도 잘 된다.

수산시장 안에 있는 상가라 저녁이 되면 주변 상가들은 문을 닫는데 그 앞까지 테이블을 놓아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착석은 힘들 만큼 맛집이다.

이미 지역에서는 소문이 많이 나 있으며, 착석이 어려운 것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포장으로도 많이 주문을 한다.



같은 회인데 뭐가 다르나?

내가 항상 먹는 것은 참돔유비끼인데 일반적인 유비끼는 토치로 껍질을 구워서 나오는데 여기는 껍질 부분만 삶아서 나오는데 살은 전혀 익지 않고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다.

두툼한 참돔 살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게 세꼬시랑 또 다른 씹는 맛을 주며 전혀 비릿하지 않고 고소함이 느껴진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분명 이유가 있지 않겠나? 많은 사람들이 하남수산을 찾고 여기서 친구들과 가족들과 회사 동료와 같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하남수산만이 판매를 하는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고 행복하지 않은 것을 내 주변 사람들과 같이 공유를 하지 않으니 말이다.



나는 소주가 아닌 다른 술로 즐겼다.

하남수산 참돔 유비끼는 그란 바르께로 피노 10년 (Gran Barquero Fino 10Y)이 훨씬 잘 어울린다. 

셰리 (Sherry)의 양조 방식 중 하나인 피노 (Fino)는 조개류와 생선회와 같은 짠맛이 느껴지는 생선과 매칭이 아주 좋다. 물론 버터나 크림 등 기름진 소스로 만들어진 생선과도 궁합이 아주 좋다.

좀 더 풀어서 표현을 한다면 잘 숙성된 사케 또는 알코올 도수가 낮은 부드러운 소주 같은 느낌이다. 

하나 더 설명을 한다면 셰리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생산되는 팔로미노 품종으로 만든 피노는 산도가 좀 있는 편이고 그란 바르께로 피노 10년 (Gran Barquero Fino 10Y)은 페드로 히메네즈

품종으로 만든 것이라 좀 더 바디감이 있고 볼륨감이 있으며 산도가 더 적게 느껴지는 장점이 있어 훨씬 더 한국 음식과 매칭이 좋다. 


하지만 이날 나는 그란 바르께로 피노 10년을 가져 가지 않았고 그란 바르께로 아몬티야도 25년 (Gran Barquero Amontillado 25Y)을 가져 갔다.

아몬티야도라고 하면 셰리 그리고 식전주 그리고 타파스나 해산물 이런 단어를 떠오르게 한다. 

많은 와인 평론가들, 소믈리에들이 와인과 음식을 페어링 할 때 이런 고정된 관점에서 타파스, 해산물, 식전주 등 두루뭉실하게 얘기 하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아직 셰리라는 와인 종류가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셰리 와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레드, 화이트 와인보다 더 독특하고 더 다재다능한 맛과 음식 페어링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모든 한국 요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 바로 피노 (Fino), 아몬티야도 (Amontillado), 올로로소 (Oloroso), 팔로 꼬르타도 (Palo Cortado) 라고 생각한다.


소주를 사랑하는 친구들의 새로운 경험!

- 야... 이거 뭐야? 와인이라며? 이건 와인이 아닌 것 같은디?

- 색깔도 그렇고 하고 이게 화이트야? 근데 위스키 같은 맛이 나네...

- 약간 나무 향 같은 게 입안에서 확 퍼지는 게 소주랑 먹는 거랑 또 다른디?

참돔유비끼에 소주가 좋냐? 이 와인이 좋냐?

- 야 이게 더 좋지..

- 나도 이게 더 좋아

- 아니 훨씬 더 부드럽고 보통은 간장, 초장 때문에 맛이 거시기 한데 얘는 괜찮다. 

- 찌개랑 먹어도 괜찮네.

- 참돔도 조금은 고소한 맛이 있는데 이 와인은 그냥 같이 부드럽게 넘어 가네~

친구들과 같이 먹으면서 나누었던 대화이다.

나는 지극히 소주를 사랑하고 와인은 어쩌다 마시는 이런 친구들에게 한 번은 테스트를 하고 싶었다. 과연 좋아할까?? 

- 야 서울 올라가면 한 박스 좀 보내봐~

이 정도 소리를 들으면 꽤 선방한 것이 아닌가?? 


사실 그란 바르께로 아몬티야도 25년 (Gran Barquero Amontillado 25Y)은 일반적인 셰리 맛과는 조금 다른다.

2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숙성이 되면서 그 안에서 표현되는 다양한 풍미가 분명 다르고 훨씬 더 부드러운 산도와 그리고 팔로미노와 다른 볼륨감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주정을 강화하지 않고 자연발효로 알코올이 19%이며 이런 점이 이 와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중 하나이다.

맛에 있어서 조금 더 쉽게 표현을 한다면, 일품진로 오크 보다 더 진한 오크 풍미와 맛이 느껴지고 알코올은 더 낮고 끝에서 부드러운 산도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까다로운 한국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

이날 하남수산에서 마셨던 참돔유비키와 그란 바르께로 아몬티야도 25년 (Gran Barquero Amontillado 25Y)의 페어링은 성공적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테스트였지만 소주를 사랑하는 친구들이 박스로 좀 보내라고 부탁을 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고 나 또한 하남수산의 참돔유비키의 고소한 풍미를 전혀 해치지 않고 음식이 가지는

고유의 맛과 향에 조화롭게 섞여 더욱 식욕을 입맛을 돋우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완전 만족할 수 있었다.

나는 한국 음식은 까다롭다고 생각한다. 

이런 까다로운 음식에서 와인 페어링 측면에서 본다면 음식 메뉴에 대한 고민 없이, 매운 음식 포함하여 웬만한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의 종류 중의 하나가 바로 셰리가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며 다음에는 더 까다로운 한국 음식과의 도전을 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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